아마추어의 반란을 굼꾸는 화성FC
“서울이라고 겁날 게 있나요?”
23일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화성FC 김종부 감독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국내 최고의 축구팀을 가리는 FA컵에서 아마추어의 반란을 일으키겠다는 각오였다. 화성은 24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FC서울을 상대로 FA컵 16강전을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만 따진다면 승리는 기대하기 힘들다. 화성이 순수 아마추어를 표방하는 K3리그에서 11승1패로 B조 선두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서울은 프로인 K리그에서도 손꼽히는 강호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수준이 다르다. 지난해 FA컵에선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종부 감독도 “선수 구성이나 체력, 경험 등 모든 면에서 우리가 떨어진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축구공은 둥근 법이다. 단판 승부인 FA컵에선 어떤 결과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김종부 감독은 서울이 FA컵에 오롯이 힘을 쏟지 못할 것이라는 데 기대를 품고 있다. 서울은 FA컵 직후인 27일 수원 삼성과 슈퍼매치가 기다리고 있다. 김종부 감독은 “서울이 슈퍼매치를 앞두고 최고의 선수들을 모두 내보내지는 못할 것”이라며 “그렇다면 우리도 이길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탄탄한 수비를 구성한 뒤 날카로운 역습으로 골문을 열겠다는 게 김종부 감독의 구상이다. 김종부 감독은 “서울의 경기를 많이 보고 분석하면서 약점을 찾아왔다. 반면 서울은 우리의 경기나 봤겠느냐”고 껄껄 웃었다.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프로를 상대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축구선수로 새로운 꿈을 꿀 수도 있다. 한때 부산 아이파크에서 활약했던 골잡이 김형필은 K3리그 10경기에서 12골을 터뜨린 날카로운 발 끝을 자랑한다. 김종부 감독은 “새신랑인 형필이는 프로의 눈도장을 받겠다는 독기가 가득하다”며 “꼭 이기지 못하더라도 좋은 활약을 펼치면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유일한 대학팀인 영남대도 아마추어의 반란을 꿈꾸는 것은 똑같다. 공교롭게도 상대가 지난해 FA컵 8강에서 1골 차 패배를 안겼던 성남FC라 더욱 뜻깊다. 당시 성남FC는 영남대를 누른 뒤 상승세를 타며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다. 영남대 김병수 감독은 ”1%의 희망이 있다면 포기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